프랑스 프랑스 하원, 성차별·성폭력 대응 ‘포괄적 법안’ 반대 없이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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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20 02:41 조회 9 댓글 0본문
최소 수사 절차 의무화·전담 사법 체계·피해자 지원 확대, 외국인 여성 보호 조항 삭제는 논란

2026년 10월 13일, 성차별·성폭력 대응 ‘포괄적 법안’을 찬성 503표, 반대 0표로 가결한 프랑스 하원. ©SIPA
프랑스 하원은 10월 13일 성차별·성폭력 대응을 위한 ‘포괄적 법안(loi intégrale)’을 찬성 503표, 반대 0표, 기권 67표로 가결했다. 정파 간 대립 속에서도 반대표 없이 통과된 이번 법안은 폭력의 조기 발견부터 수사·처벌, 피해자 보호와 회복·보상까지 대응 전반을 아우른다. 기권표를 던진 극좌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 대다수 의원들은 외국인 여성 보호 조항이 삭제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고소를 접수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프랑스 영토 강제 출국 명령(OQTF)' 발령 금지 조항은 이번 심의 과정에서 부결됐다. 본 법안은 폭력의 감지부터 피해 회복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를 포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상원 심의를 앞두고 있는 이번 법안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최소 수사 절차 의무화 (Socle minimal d'enquête)
이번 법안의 핵심 조항 중 하나다. 고소가 유야무야 처리되는 것을 막기 위해, 피해자 및 피의자 조사, 증거 보전, 추가 피해자 확보 등 '최소 수사 절차'의 이행을 의무화했다. 의원들은 이 최소 수사 절차를 고소 후 1년 이내에 완료하도록 시한을 명시했다.
2. 사법경찰 내 전담 수사 단위 신설
사법경찰 내에 성범죄 전담 수사단(unité spécialisée)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의원들은 당초 전담 수사단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수사 절차가 무효화되지 않도록 하는 수정안을 의결했으나, 화요일 재표결을 통해 이를 철회했다.
3. 사법 체계의 개혁
스페인 모델에서 착안하여 성차별·성폭력 및 가정 내 폭력을 전담하는 전문 사법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으로 재판소마다 관련 범죄를 전담하는 판사 2명과 검사 1명을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반면 강간 사건은 2023년부터 시행된 바와 같이 전원 직업법관(전문판사)으로 구성된 주(Département) 형사법원에서 계속 담당한다. 다만 '마장(Mazan) 연쇄 강간 사건'과 같이 징역 20년 이상의 중형에 해당하는 중강간 범죄를 전담 재판할 특수 중대범죄법원(Cour d'assises spécialisée)이 신설될 예정이다.
4. 교육 현장의 조기 감지 시스템 도입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연례 면담을 실시하는 조항이 담겼다. 상임위 논의 단계에서 자율 사항으로 완화되었으나, 본회의 표결을 통해 2032년부터 의무화하는 것으로 다시 강화됐다. 2032년 전까지는 재학 기간 중 총 4회의 의무 면담을 실시하는 등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된다.
5. '근친상간' 범죄 신설 및 친족 간 결혼 금지
형법상 '근친상간'을 별도의 독립된 범죄 항목으로 신설한다. 기존에는 근친상간이 주로 강간죄의 가중 처벌 요건으로만 다뤄졌다. 또한 법안은 근친상간의 범위를 사촌 형제자매(cousins germains)까지 확대하며, 이에 따라 사촌 간의 법적 결혼도 금지된다.
6. 직장 내 대응 절차 의무화 및 특별 휴가 신설
직장 내 성폭력·성차별 발생 시 사업주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단계별 대응 절차를 의무화했다. 단, 제3자가 폭력 사실을 신고했을 때 내부 조사를 자동으로 개시하도록 했던 조항은 자동 발동되지 않도록 수정 의결됐다. 아울러 피해자가 의료 및 사법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10일간의 전용 특별 휴가를 신설하는 안이 통과됐다.
7. 의료 행위 시 폭력 방지 조치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 침습적 의료 행위나 검사 시 환자의 동의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산과·부인과 진료 과정에서의 폭력(violences obstétricales et gynécologiques)의 개념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처벌 규정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미성년 피해자를 위해 심리적 트라우마 치료 비용을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돌봄 트랙(parcours de soins)'을 신설하고, 성폭력 치료에 따른 본인 부담금 및 비급여 추가 비용을 면제하기로 했다.
8. 사이버 성범죄 및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강화
사이버 영역에 대한 규제도 대폭 강화된다. 동의 없는 성적 촬영물 유포 및 불법 전송(이른바 '딕픽(dick pics)' 등)에 대한 처벌이 가중된다. 다만, 온리팬스(OnlyFans, 온라인 유료 구독형 플랫폼) 등 원격 유료 플랫폼에서의 성적 행위 구매까지 처벌하려 했던 조항에 대해서는 의회에서 수정이 이뤄졌다. 해당 플랫폼에 대한 전면적 금지 대신, 강요, 폭력, 취약성 또는 위계·위력의 남용이 개입된 온라인 성착취물 제작·유포 목적의 포섭 및 숙박 제공 행위를 형사 처벌하기로 했다.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이러한 강요 요건이 없어도 처벌 대상이 된다.
이번 법안은 성폭력 사건의 수사 절차를 구체화하고, 전문 사법 대응 체계와 피해자 지원 제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실제 효과는 상원 심의와 최종 입법 절차뿐 아니라 향후 시행 규정, 인력·예산 확보, 현장 집행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외국인 피해자 보호와 일부 조항의 적용 범위를 둘러싼 쟁점도 향후 입법 과정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파리광장/ 현경(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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