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홍재하 독립지사의 삶을 세상에 알린 아들, 장자크 홍 퓌안 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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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09-27 19:33 조회 187 댓글 0본문
-아버지 독립운동 자료 알리고 유해 봉환에 힘써
-올해 프랑스어 평전 출간…한불 잇는 가교 역할

2023년 프랑스 부르타뉴의 생브리외(Saint-Brieuc) 자택에서 가진 <파리광장>과의 인터뷰에서 홍 퓌안씨
프랑스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홍재하(1892~1960) 지사의 막내아들이자 대한민국 명예영사로 한국과 프랑스를 잇는 데 힘써온 장자크 홍 퓌안(Jean-Jacques Hong Fuan) 씨가 9월 26일 별세했다고 대사관은 알려왔다.
고인은 프랑스에서 기업인과 지역사회 인사로 활동하는 한편, 오랫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아버지 홍재하 지사의 독립운동 역사를 세상에 알리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가족이 보관해 온 아버지의 서신과 문서 등 자료를 알리고, 홍 지사가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고 프랑스에 안장돼 있던 유해가 고국으로 봉환되는 과정에도 힘을 보탰다. 특히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부친의 생애를 담은 프랑스어 평전 『De Séoul à Paris, l’épopée du patriote Hong Jae Ha(서울에서 파리까지, 애국지사 홍재하의 서사시)』를 출간했다. 수년간 준비해 온 이 책은 결과적으로 아버지의 삶과 독립운동 정신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 고인이 남긴 마지막 큰 결실이 됐다.
프랑스 한인사회의 뿌리와 함께한 홍재하 지사
홍재하 지사는 일제의 추적을 피해 러시아와 영국 등을 거쳐 1919년 프랑스에 도착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마른(Marne)주의 쉬프(Suippes)에 정착해 다른 한인들과 전후 복구 작업에 참여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조국의 독립을 잊지 않았다. 프랑스 최초의 한인단체인 재법한국민회를 이끌며 노동으로 번 수입의 일부를 대한민국 임시정부 파리위원부에 독립자금으로 전달하고, 김규식과 황기환 등 임시정부 인사들의 외교 활동을 지원했다. 프랑스에서 3·1운동 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등 한국의 독립을 알리는 활동에도 앞장섰다.
그러나 그의 독립운동은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를 다시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데 아들 홍 퓌안 씨의 역할이 컸다.
가족이 보관해 온 자료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이어지면서 홍재하 지사의 독립운동 공적도 재조명됐다. 대한민국 정부는 2019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고, 홍 퓌안 씨는 아버지를 대신해 훈장을 받았다. 또한 고인은 평생 조국을 그리워했지만 귀국하지 못하고 1960년 프랑스에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고국으로 모시는 데 힘썼다. 마침내 2022년 홍재하 지사의 유해가 한국으로 봉환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아버지가 생전에 이루지 못한 귀국을 아들이 완성한 셈이다.
“아버지께 바치는 헌사”
홍 퓌안 씨는 지난 5월 평전 출간 후 <파리광장>과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조국에 대한 사랑과 강한 애국심으로 평생을 살아온 아버지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18세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어린 시절에는 엄격했던 아버지에게 반감도 있었지만 홀로 영국 유학길에 오른 뒤 부모의 부재를 느끼면서 전쟁과 망명 속에서 살아온 부모의 삶을 이해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마음은 존경과 감사로 바뀌었다. 그는 아버지가 생전에 한국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라고 말하곤 했다며, 어렵게 평전을 출간한 뒤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고인이 남긴 홍재하 지사의 프랑스어 평전『De Séoul à Paris, l’épopée du patriote Hong Jae Ha(서울에서 파리까지, 애국지사 홍재하의 서사시)』겉면
장자크 홍 퓌안 씨 자신의 삶 역시 한국과 프랑스를 잇는 길이었다. 영국에서 자동차 분야의 공학을 공부한 뒤 프랑스 재건개발은행 선임 고문을 지냈으며, 생브리외(Saint-Brieuc) 부시장, 코트다르모르 상공회의소 및 메데프 회원, 생브리외 상업법원 명예판사 등으로 활동했다.
2020년 생브리외(Saint-Brieuc) 주재 대한민국 명예영사로 임명돼 한불 교류에 힘썼으며, 이후 한국 국적도 회복했다.
아버지는 프랑스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살았고, 아들은 세월 속에 묻힐 뻔했던 아버지의 삶을 다시 세상에 알렸다. 독립유공자 인정과 유해 봉환을 지켜본 데 이어, 생의 마지막 시기에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프랑스어 책으로 남겼다.
‘서울에서 파리까지’ 이어졌던 홍재하 지사의 여정은 그렇게 아들의 노력으로 다시 파리에서 서울로 이어졌다.
불과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아버지 홍재하 지사의 삶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전했던 장자크 홍 퓌안 씨. 이제 그마저 우리 곁을 떠나면서, 프랑스 한인사회는 독립운동의 역사와 오늘을 직접 이어주던 소중한 연결고리 하나를 떠나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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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미사는 2026년 10월 3일 토요일 오후 3시, 생브리외의 생테티엔 대성당(Cathédrale Saint-Étienne de Saint-Brieuc)에서 거행된다.
이어 오후 4시 30분, 생브리외 공공 장례시설(Pôle Funéraire public de Saint-Brieuc, 6 rue des Champs de Pies)에서 고인을 기리는 추모식이 진행된다. 고인은 현재 이곳에 안치되어 있으며, 30일 수요일부터 오후 2시~6시 조문이 가능하다고 대사관 측은 전해왔다.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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