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색소포니스트 박예찬·작곡가 양성현, 음악으로 함께 걷는 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09-22 02:55 조회 42 댓글 0본문
프랑스에서 학업 마치고 본격적인 음악 활동…부부이자 음악가로 새로운 출발

색소포니스트 박예찬과 작곡가 양성현 부부
한 사람은 색소폰을 연주하고, 한 사람은 음악을 쓴다. 색소포니스트 박예찬과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양성현은 음악을 통해 만나 프랑스에서 함께 삶을 꾸려가고 있는 젊은 음악가 부부다. 두 사람에게 음악은 단순한 직업이기보다 오랫동안 지켜가고 싶은 삶의 한 부분이다. 경제적 안정을 위해 다른 일을 병행하면서, 그 기반 위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오래 이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연주자와 작곡가로 서로 다른 영역을 걸으면서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의 음악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박예찬·양성현 부부를 만나 프랑스에서의 음악 공부와 만남, 함께하는 삶,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음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색소포니스트 박예찬 씨에게 물었다.
-박예찬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색소폰을 공부하기 위해 바로 프랑스로 왔는데요. 어린 나이에 프랑스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색소폰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클래식 색소폰을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어 고등학교 졸업 후 프랑스로 왔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이던 당시에는 한국에서 클래식 색소폰을 전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지금처럼 넓지 않았기 때문에, 본고장에서 좀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프랑스로 왔습니다. 군 복무를 위해 잠시 한국에 돌아갔다가, 2020년에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공부를 마쳤습니다. 현재는 가이드 일을 병행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앞으로 안정적인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저희가 추구하는 음악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프랑스에서 10년 동안 공부하면서 음악적으로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해왔고, 특히 클래식 색소폰의 독특한 음색에 매료되어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음악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함께 접하며, 작품을 바라보는 시야도 자연스럽게 넓어졌습니다. 또한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하면서 많은 실패도 겪었는데, 그런 과정들이 오히려 음악을 더 진지하게 마주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더욱 깊어졌고, 꾸밈없이 제 마음을 담은 진솔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음악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조금 더 성숙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양성현 씨는 작곡 공부를 위해 프랑스를 유학지로 선택한 이유와 프랑스에서의 작곡 공부는 한국에서의 공부와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한국에서 대학교 작곡과 입시를 가르쳐 주셨던 제 롤모델 선생님께서 프랑스에서 유학을 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영향을 자연스럽게 받으면서 프랑스라는 나라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저 역시 프랑스를 유학지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학업 강도가 높은 만큼 음악을 깊이 있게 공부하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작곡가로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고, 현재는 남편과 함께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곡가로서 주로 어떤 음악을 추구하나요?
저는 음악 자체가 가진 순수성과 클래식 음악이 지닌 깊이에 큰 매력을 느낍니다. 그래서 작곡 활동에서도 제가 공부했던 클래식을 기반으로 작업하고 싶습니다. 다만,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영역에 머무르기보다는, 클래식의 깊이는 지키면서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접하고 편안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음악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두 분은 코로나 시기에 한인교회에서 처음 만났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어떻게 만나 가까워지게 됐나요? 서로의 첫인상도 궁금합니다.
(양성현) 제가 먼저 다니던 교회에 남편이 한 달쯤 뒤에 오면서 처음 만났습니다. 색소폰을 전공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음악을 한다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어요. 무엇보다 신앙과 음악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서로의 음악을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사람 자체가 좋아 마음을 열게 됐습니다. (웃음)
-두 사람 모두 음악가라는 점이 두 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서로의 음악을 이해한다는 것이 부부 생활에서는 장점인가요, 아니면 때로는 어려움도 있나요?
(박예찬)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음악은 저희를 이어준 중요한 공통점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각자 학업과 일에 바빠 음악적으로 교류할 여유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 함께 음악 활동을 준비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평소에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함께 듣고 이야기하고, 유럽을 여행하면서 접하는 지역의 언어와 정서, 민속음악이나 중세·고대 악보, 작곡가의 원본 악보나 노트 등을 함께 살펴보기도 합니다. 제가 역사적 배경에서 궁금한 것을 찾아오면 성현씨가 작곡가의 시선으로 제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음악적 시선을 나누면서 한 사람의 시선만으로는 볼 수 없었던 것을 함께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음악가 부부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프랑스 음악계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인 음악가라는 정체성을 의식할 때가 있나요? 그것이 음악적으로 장점이 된다고 느끼기도 하나요?
(양성현) 프랑스에서 서양음악을 공부하고, 그 음악을 중심으로 살아가면서 오히려 제가 자라온 한국의 음악에 대해 많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리랑’을 아는 프랑스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음악과 문화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오히려 음악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9월 26일 부르고뉴(Bourgogne)에 위치한 드베이 성(Château de Devay)에서 열리는 단오(추석) K-festival에 연주자로 참여하게 되었는데 '아리랑'이 주제인 곡을 연주할 예정이라 많이 기대가 됩니다.
-두 분이 음악가로 자리 잡기 위해 앞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나요?
(박예찬) 저희가 공부해 온 클래식이나 현대음악에만 머물기보다 청중과 함께 교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저희가 음악을 통해 느꼈던 감정과 온기를 청중에게도 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뉴에이지나 영화·애니메이션 음악부터 국악, 교회음악까지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폭넓게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양로원이나 병원 등에서 봉사 연주를 하며 음악을 직접 나누는 것부터 시작할 계획입니다. 음악은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이 필요한 순간에도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양성현) 저희 역시 힘들 때 음악을 통해 많은 힘을 얻었고, 연주를 들으신 분들이 “따뜻했다, 위로받았다”고 말씀해 주실 때 음악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느낍니다. 저희 음악을 듣는 분들이 잠시라도 힘을 얻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박예찬·양성현 부부는 10년 뒤 어떤 음악을 하며, 어떤 부부로 살아가고 싶나요?
10년 뒤에도 지금처럼 둘이 함께 음악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국적에 관계없이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음악으로 교류하면서,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이 되고 삶에 작은 보탬이 되는 음악을 오래 이어가는 것, 그것이 저희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만나 이제는 서로의 가장 가까운 동료가 되어 새로운 길을 준비하고 있다. 서양 음악과 한국 음악을 넘나들며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위로를 전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박예찬·양성현 부부. 프랑스에서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갈 음악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박예찬·양성현 부부 공연 및 연주 문의
이메일: duosori.contact@gmail.com
인스타그램: duosori
<파리광장편집부>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