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기메박물관 내 한식당 '한옥' 사찰음식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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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경 대표·이정현 사찰음식 연구가 인터뷰
-프랑스인과 만난 우리 사찰음식
왼쪽부터 이정현 사찰음식 연구가와 이용경 '한옥' 대표
한국의 전통 사찰음식이 파리 국립 동양 기메 박물관을 찾는 프랑스 관람객들과 만난다. 파리 기메박물관 내 한식당 '한옥(대표 이용경)'은 신라 특별전 개최에 맞춰 사찰음식 특별 메뉴를 시작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사찰음식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이정현 사찰음식 연구가가 사찰음식을 선보이며 이용경 대표에게 사찰음식을 전수하고 있다. 7월 말까지는 한상 사찰음식이 특별 메뉴로 나오고, 8월부터는 단품 사찰음식을 소개하게 된다. <파리광장>은 기메 박물관 내 한식당 '한옥'의 이용경 대표와 이정현 사찰음식 연구가를 만나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배경과 사찰음식이 지닌 가치, 그리고 프랑스에서 한국 식문화를 알리는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찰음식을 선보이게 된 계기와 배경은 무엇인가요?
이용경 대표: 프랑스에서 20년간 한식을 소개하며 느낀 것은 프랑스인들이 건강한 식문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에요. 여러 채소가 어우러진 비빔밥을 특히 좋아하며, 생채소보다 재료를 조리고, 볶고, 데치고, 찌는 한식 조리법에 신뢰를 보이더라고요. 또한 다양한 반찬을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는 점도 한식의 큰 매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이번 사찰음식 프로그램은 기메박물관 신라 특별전과 연계해 기획했어요. 신라의 대표 문화유산인 경주 불국사에서 착안해 신라 문화와 한국 사찰음식을 함께 소개함으로써 프랑스 관람객들이 한국의 불교문화와 음식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정현 연구가님, 사찰음식을 공부하게 되 계기를 소개해주세요
이정현 연구가: 저는 기독교인이에요. 우연히 참여한 템플스테이를 계기로 사찰음식에 매료됐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찾은 절에서 고기나 강한 양념 없이도 재료 본연의 맛만으로 깊은 맛을 내는 절밥을 경험하며 사찰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이후 템플스테이에 여러 차례 참여하며 사찰음식 공부를 시작했고, 안국동에서 스님들이 진행하는 주말 취미반을 거쳐 전문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약 2년간 전문가 과정을 밟은 뒤 꾸준히 연구를 이어왔고, 관련 요리대회에 참가해 수상도 하고요, 3.4년 정도 사찰음식에 대해 공부를 해왔어요.
-사찰음식은 일반 채식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이정현 연구가: 사찰음식과 일반 채식의 가장 큰 차이로 조리법과 양념을 꼽을 수 있어요. 사찰음식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며, 파·마늘·부추·달래 등 이른바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에요. 과거에는 수행 중 몸의 열을 줄이기 위해 오신채를 피했으며, 오늘날에는 향이 강한 양념이 식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가리기 때문에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죠. 대신 된장, 간장, 고추장 등 발효 양념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해 제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사찰음식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오신채가 몸에 나쁜 것은 아니지만, 사찰음식은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리는 데 의미가 있어요.
-이번 사찰음식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정현 연구가: 사찰음식에서는 직접 만든 장이 생명이거든요. 저는 제가 만든 장을 가지고 왔으면 더 좋은 맛을 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이용경 대표님이 빈 손으로 오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프랑스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맛을 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셨어요. 저도 이용경 대표님과 뜻을 같이 해서 여기에 있는 재료와 장으로 정착할 수 있는 사찰음식 , 즉 프랑스인과 한인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찰음식을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사찰음식 연구가 이정현의 표고견과조림 사진: '한옥' 제공
이용경 대표 : 사찰음식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프랑스에서 꾸준히 소개되고 대중화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한국에서 재료를 가져오기보다 프랑스 현지 채소와 장류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사찰음식을 선보이는 데 중점을 뒀어요. 프랑스에서 채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케이터링 행사에서도 채식 메뉴 비율을 따로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K-푸드가 떡볶이·핫도그 등 간편식 위주로 알려진 점은 아쉬워요. 사찰음식은 한국의 장 문화와 전통 식문화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음식이에요. 또한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인들에게 사찰음식이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찰음식을 처음 접하는 프랑스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이용경 대표: 6월 초 국제행사들 케이터링에서 사찰음식을 선보였는데, 큰 호응을 얻었어요. 버섯묵, 두부인절미, 표고견과조림 등이 인기가 좋았어요. 두부인절미 같은 경우에는 맛을 본 이들이 ‘이게 무엇이냐’고 물었어요. 설명을 해드리니 꽤 놀라워했어요. 식감과 풍미가 아주 좋았다는 평을 받았어요. 사찰음식은 정말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조리법이 가장 큰 매력적이에요.
-프랑스 현지 고객들의 입맛을 고려해 특별히 고민하거나 조정한 부분이 있나요?
이용경 대표: 프랑스 현지인들이 낯선 음식에는 다소 신중한 편이기 때문에, 사찰음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특히 기메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가운데 동양 음식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누구나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는 메뉴를 준비했습니다.
이정현 연구가: 프랑스 현지인의 입맛을 고려해 기존 사찰음식보다 단맛과 간을 조금 더 강하게 조절했어요. 특히 두부인절미 등은 프랑스인들이 선호하는 맛에 맞춰 달콤함을 더했고, 전체적으로도 현지인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조리법을 일부 조정했습니다. 다만 사찰음식의 기본 철학과 식재료 본연의 맛은 최대한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프랑스에서 사찰음식을 대중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용경 대표: 사찰음식이 정성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인 만큼 가격 책정이 쉽지 않지만, 프랑스에서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가격과 가성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식이 파리에서 점점 비싼 음식으로 인식되는 게 아쉬워요.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한식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현 사찰음식 연구가는 프랑스에서 사찰음식을 선보인 두 달이 “매우 값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OECD 등 국제행사에서 프랑스인뿐 아니라 세계 각국 사람들이 사찰음식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며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음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큰 감동이었다고 말하면서, 이번 경험을 통해 사찰음식을 한국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더 넓은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용경 대표는 앞으로 사찰음식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소개해 프랑스에서 저변을 넓혀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케이터링 행사에서도 '사찰음식 존'을 별도로 운영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찰음식 체험과 강좌를 마련하는 등 저변 확대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사찰음식을 전수받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한국을 찾아 이정현 연구가에게 보다 체계적으로 사찰음식을 배우고 현지에서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이 대표는 한식을 제대로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배우고 체험하는 교육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프랑스에서도 사찰음식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용경 대표는 20년간 한식을 알리며 일반 한식, 케이터링, 그리고 이제 사찰음식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K-푸드가 빠르게 확산되는 지금, 사찰음식은 한국 음식의 전통성과 정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장르라며,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 문화를 특별하게 소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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