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로 만난 한국과 프랑스, '한지마니아(Hanjimania)' 전시 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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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한국 디자이너와 장인, 천년 전통 한지로 새로운 작품 선보여
-한불 수교 140주년 · 파리 디자인 위크 맞아 Hôtel de la Marine서 27일까지
10일 개막식 이후 전시된 한지 작품을 둘러 보고 있는 관람객들
한국의 전통 종이 한지를 소개하는 《Hanjimania(한지마니아)》 전시 개막식이 9월 10일 파리 콩코드 광장의 오텔 드 라 마린(Hôtel de la Marine)에서 열렸다. 경상북도와 오텔 드 라 마린이 공동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전시는 한불 수교 140주년과 파리 디자인 위크를 계기로, 한지를 매개로 한국과 프랑스 작가들이 협업한 작품을 선보이는 한불 문화예술 교류 전시다.
개막식은 오텔 드 라 마린 관계자와 파리 디자인 위크 위원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이어 전시를 공동 기획한 카트린 뤼로(Catherine Lurault)와 안강은이 전시의 기획 의도와 준비 과정을 소개했으며, 박찬우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박찬우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한지는 천년의 시간을 품은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라며, 특히 문경 한지는 루브르 박물관의 문화재 복원에 활용될 만큼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전시가 한지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그 의미를 널리 공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막 행사를 찾은 관람객들은 오텔 드 라 마린 곳곳에 설치된 작품을 둘러보며 한지가 현대 디자인으로 재해석된 다양한 모습을 만났다. 프랑스와 한국의 예술가들은 한지 특유의 질감과 투명성, 유연성과 강도를 살려 조명과 가구, 오브제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파리 오텔 드 라 마린(Hôtel de la Marine)에서 열린 한지마니아(Hanjimania) 전시 개막식에서
전시에는 프랑스 디자인과 건축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와 스튜디오가 참여했다. 스튜디오 KO(Studio KO)를 비롯해 피에르 요바노비치(Pierre Yovanovitch), 콩스탕스 기세(Constance Guisset), 알린 아스마르 다망(Aline Asmar d’Amman), 해리 누리예프(Harry Nuriev), 제레미 프라디에르-죄노(Jérémy Pradier-Jeauneau)가 각자의 시각으로 한지를 새롭게 해석했다.
한국에서는 심지선, 이선, 김원천, Studio Foh, 고소미, 양지윤, 유애화, 진효승, 정창기, 김용호, 김희원, GKNU 등이 참여했다. 여기에 문경 한지의 김삼식 장인과 안동 한지의 이병섭 장인, 전주한지가 함께해 전통 한지의 제작 기술부터 현대적인 디자인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선보였다. 특히 스튜디오 KO가 선보인 조명 작품 ‘Aube’도 관심을 모았다. 아치형 목재 구조와 두 장의 한지를 결합한 작품으로, 지난 8일 오텔 드 라 마린을 방문한 영부인 김혜경 여사와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양쪽에 한 장씩 한지를 직접 끼워 넣어 작품을 완성했다.
전통 한지와 프랑스 디자인의 만남
전시 장소인 오텔 드 라 마린은 18세기 프랑스 왕실의 가구와 장식품을 관리했던 왕실 가구 보관소로 사용된 역사적인 건물이다. 프랑스 장식예술의 역사를 간직한 공간에 한국의 전통 종이와 현대 디자인 작품이 설치되면서 서로 다른 두 나라의 장인정신과 미감이 한 공간에서 만나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프랑스 언론도 이번 전시에 관심을 보였다. 『르몽드』는 올해 파리 디자인 위크에서 주목할 행사 가운데 하나로 《Hanjimania》를 소개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을 지낸 이종수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장도 전시장을 찾았다. 이 원장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프랑스는 물론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인식이 크게 확대됐다”며 “이제 K-팝과 드라마를 넘어 한국 문화의 원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지”라고 강조했다. 전시에 참여한 심지선 작가는 ‘나만의 정원’ 시리즈를 서울에 이어 파리에서 선보이게 돼 뜻깊다며, “나라와 문화가 달라도 작품을 통해 서로 통할 수 있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지마니아(Hanjimania)》는 천년의 역사를 지닌 한지가 과거의 전통 소재에 머물지 않고 현대의 디자인과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동시에 한국의 장인과 작가, 프랑스 디자이너들이 하나의 소재를 각자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협업했다는 점에서 한불 수교 140주년의 의미를 더하는 문화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오텔 드 라 마린(Hôtel de la Marine)에서 계속된다.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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