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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오 14세 , 프랑스서 ‘평화·연대·인간 존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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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루르드·메츠 잇는 나흘간의 방문…다자주의와 이주민, 청년·유럽의 미래에 메시지

평화·다자주의·인간 존엄…프랑스에 던진 첫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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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오 14세가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프랑스를 방문해 파리와 루르드, 메츠를 차례로 찾았다. 이번 방문은 레오 14세 즉위 이후 다섯 번째 해외 사도 순방으로, 프랑스 방문의 핵심 화두는 평화와 다자주의, 인간 존엄, 이주민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대, 청년과 유럽의 미래로 압축됐다. 교황청도 방문에 앞서 이번 순방의 주요 축을 ‘신앙·문화·유럽’으로 설명했다. 교황은 25일 오전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한 뒤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와 외교단 앞에서 그는 프랑스의 문화·종교적 유산과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언급하면서, 프랑스가 평화와 다자주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평등·박애라는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 역시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인간 존엄과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한 윤리적 요구라고 말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생명윤리 문제에도 목소리를 냈다. 기술 발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인간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AI 시대에 “우리의 인간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리모와 장기 매매, 생애 말기의 문제 등도 거론하며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경제적·기술적 논리에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는 가톨릭교회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네스코·청년과의 만남…교육과 문화로 평화를

이어 파리 유네스코(UNESCO) 본부를 방문한 교황은 교육과 문화, 과학이 갈등과 분열을 넘어 평화를 만드는 수단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제사회에서 대화와 다자주의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저녁에는 복원된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성직자들과 만난 데 이어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청년들과 기도회를 가졌다. 약 8만 명의 청년이 모인 자리에서 교황은 신앙을 폭력이나 억압의 도구가 아닌 타인을 향한 사랑과 봉사의 힘으로 설명했다.


이주민·병자 찾아 ‘배제 대신 연대’ 강조

26일에는 파리의 이주민·난민 지원시설인 메종 바키타(Maison Bakhita)를 찾았다. 이곳에서 교황은 이주민과 가난한 사람을 단순히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이 없을 만큼 가난하지 않다며, 환대와 경청, 교육과 우정을 통한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이번 프랑스 방문에서 교황이 전달한 ‘배제 대신 만남과 연대’라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정이었다.

같은 날 오후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한 뒤 루르드로 이동한 교황은 27일 프랑스 주교단과 만나고 병자와 의료·봉사 관계자들을 찾았다. 프랑스 가톨릭교회는 최근 성인과 청소년 세례 신청자가 크게 늘며 새로운 활력을 보이고 있는 한편, 성직자 감소와 교회의 사회적 영향력 축소, 성폭력 문제 등 여러 과제에도 직면해 있다. 이번 방문은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프랑스 교회의 방향을 제시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메츠서 유럽의 평화·통합 호소

마지막 날인 28일 교황은 메츠로 이동해 이번 방문의 또 다른 핵심 주제인 유럽의 평화와 통합에 메시지를 집중했다. 로베르 슈만의 이름을 딴 회의장에서 열린 ‘평화와 통합을 위한 유럽의 뿌리로’ 행사에서 그는 전쟁과 분열, 두려움에 맞서 유럽이 연대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폭력과 억압의 사고방식에 굴복하지 말고 가정과 학교, 도시와 국가, 유럽 전체에서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레오 14세의 이번 프랑스 방문은 대규모 종교행사에 그치지 않았다. 파리에서는 국제사회와 문화·청년·이주민을, 루르드에서는 교회와 병자·약자를, 메츠에서는 유럽의 평화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구조로 이어졌다. 전쟁과 국제질서의 불안, 이민과 사회적 분열, AI의 급속한 발전이라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인간의 존엄을 중심에 놓고 대화와 연대의 길을 다시 찾자는 것이 나흘간의 프랑스 방문을 관통한 메시지였다.



<파리광장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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