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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400만 명, 경제적 이유로 필수 위생용품 구매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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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uffPost /20 Minutes avec AFP


샤워젤, 치약, 데오도란트, 생리용품 등 일상에 필수적인 위생용품들이 점차 사치품으로 변하고 있다. ‘동 솔리대르(Dons Solidaires)’ 협회가 주관하고 Ifop(프랑스 여론연구소, Institut français d’opinion publique)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약 400만 명의 프랑스인이 경제적 여유 부족으로 인해 필수 위생용품 구매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AFP 통신은 파리 근교의 한 사례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부모 가정의 여성은 “한 번은 딸이 생리를 했는데 생리대를 사줄 돈이 없어 낡은 티셔츠를 찢어 대신 사용하게 했고,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그렇게 버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두 자녀를 둔 이 여성(파리 근교 몽트뢰유 거주)의 사례처럼, 이러한 상황은 더 이상 예외적인 경우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Dons Solidaires’ 협회가 4,002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약 230만 명의 여성이 정기적으로 생리용품이 부족한 상태이며, 이는 프랑스 여성의 13%에 해당한다. 또한 응답자의 11%는 경제적 이유로 이러한 제품 대신 대체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위생 빈곤 최전선에 놓인 한부모 가정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가정의 60%가 예산상의 이유로 위생용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전체 프랑스인 평균인 43%보다 높은 수치다. 세 아이를 둔 미혼모이자 치과 보조원으로 일하는 여성(익명)의 경우 월 1,500유로의 급여와 가족수당공단(CAF)의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그는 “일을 하고 있는데도 결국 월세, 공과금, 식비를 내는 데 돈이 다 들어간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고기를 사주는 게 더 중요하다”며 ”막내 두 아이의 기저귀를 갈 때도 비싼 물티슈 대신 물과 비누를 사용한다” 고 덧붙였다. 

이처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역시 위생 빈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아이가 생기면서 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저귀와 아기 위생용품은 조정 가능한 지출 항목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조사 응답자의 ‘19%는 이미 경제적 이유로 아기 기저귀 구매를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18%는 돈이 부족해 아이에게 임시로 만든 ‘대체용 위생용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치심이 생기고, 부모로서의 양육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실제로 63%는 이러한 포기 경험 때문에 스스로를 “나쁜 부모”라고 느낀다고 답했다.


▲ 프랑스인 2명 중 1명 : 음식과 위생용품 사이 선택

Ifop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 2명 중 1명은 경제적 이유로 위생용품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이러한 위생 빈곤에 가장 크게 노출된 집단은 ‘근로 빈곤층’이다. 이들 중 절반은 자신의 지출에 대해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42%는 실제로 음식 구매와 위생용품 구매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총 800만 명의 프랑스인에 해당한다. 이러한 제품 접근성 부족은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당 상황을 겪는 사람들의 ‘46%는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답했으며, ‘3분의 1(33%)은 집에 틀어박혀 지내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28%는 친구나 연인과의 약속을 포기’한 적이 있고, ‘27%는 주변 사람들을 피한 경험’이 있으며, ‘25%는 운동 활동을 포기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수치는 2025년보다도 더욱 증가한 것이다.


오베르빌리에(Aubervilliers)의 ‘레스토랑 뒤 쾨르(Restaurants du Cœur)’ 지부장 야미나 부아두(Yamina Bouadou)는 ‘이러한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령층에서 이런 문제가 두드러지는데, 이들 중 일부는 질병이나 노화로 인해 요실금 등으로 성인용 기저귀가 꼭 필요한 상태다. 문제는 이 성인용 기저귀가 생활에 필수적이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점이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들도 선택의 여지가 없어,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품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부아두 지부장은 “더 이상 깨끗하게 지낼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결국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람들은 점점 모든 것을 계산하며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위생만큼은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며, 비누와 베이킹소다를 이용해 직접 세제를 만들어 쓰거나, 알루석(명반석, pierre d’alun)을 이용해 직접 데오도란트를 만드는 등 나름의 ‘고육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 정부, 젊은 여성 대상 생리용품 무료 제공 추진

한편 이와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도 전해진다. 정부가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생리용품을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해당 정책은 3년 전 법안으로 마련됐으며, 당초 2025년 시행이 예정됐으나 지연돼 2026년 새 학기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사용 가능한 생리용품을 포함한 지원 정책을 시행하기로 하고, 26세 미만 여성과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제품 비용을 환급하는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미 법안이 채택된 지 3년이 지난 만큼, 이번 조치는 상당히 늦어진 이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부와 여성·남성 평등부의 공동 발표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약 67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생리 빈곤을 줄이고”, “구매력을 지원하며”, “재사용 제품의 사용을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경 기자 dongsim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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