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프랑스 프랑스 공교육 위기, 교육 환경 개선 요구하는 고등학생 시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10-13 04:00 조회 255 댓글 0

본문

교사 부족·열악한 교육 환경에 학생들 반발…정부 대책에도 시위 지속 

8b421370aff3109d6cb5534addf2d519_1791831517_5259.png

10월 8일 목요일, 파리 바스티유 광장에서 열린 고등학생 및 대학생들의 시위. ©AFP


교실의 빗물 누수에서 시작된 작은 항의가 불과 한 달 만에 프랑스 전역을 흔드는 거대한 반정부 투쟁으로 번졌다. 만성적인 교사 부족과 과밀 학급, 노후화된 학교 시설 등 열악한 교육 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며 학생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대학 입학 지원 플랫폼인 파르쿠르쉬프(Parcoursup)의 불투명성과 불평등 문제, 입시 부담까지 수면 위로 올랐다. 파리 외곽에서 시작된 등교 거부 운동은 수십만 명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 대학생들까지 끌어들이며 프랑스 사회의 가장 깊은 골칫거리인 ‘공교육 해체’와 ‘재정 긴축’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교실 내 쥐 출몰과 교사 부재,불꽃이 된 ‘크레테유의 분노’   

이번 전국적 사태의 발화점은 파리 남동부 교외 크레테유(Créteil)에 위치한 생텍쥐페리 고등학교였다. 지난 9월 21일(현지 시각), 해당 학교 학생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학교 정문을 쓰레기통과 자전거, 쇼핑 카트로 막아서는 프랑스 전통의 학교 봉쇄 시위인 ‘블로퀴(Blocus)’를 시작했다.

이유는 참담했다. 학기가 시작됐음에도 주요 과목 교사가 배치되지 않아 수주일째 수업이 파행을 겪었고, 60년이 넘은 노후화된 교실 건물에는 빗물이 새어 들어왔으며, 교내에 쥐가 출몰하는 등 최소한의 위생과 안전조차 위협받았기 때문이다. 이 작은 불씨는 숏폼 영상 플랫폼인 틱톡과 스냅챗을 통해 전국으로 급속히 유포되었다.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던 전국 각지의 고등학생들이 잇따라 동조 시위에 나섰고, 10월 초에 이르러서는 전국 3,700여 개 고등학교 중 수백 곳이 휴교하거나 봉쇄되는 사태로 발전했다.   


10월 6일 열린 전국 동시 집회에는 경찰 추산 26만 명, 주최 측 추산 45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 현장에는 마크롱 대통령의 모교인 앙리 4세 고등학교 등 파리 중심가의 명문고는 물론, 소르본대와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등 엘리트 대학생들까지 합류하며 “후배들의 미래를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왜 학생들은 분노했는가: 3대 핵심 이슈   

이번 시위는 단순히 시설 불만에 그치지 않고 프랑스 공교육 시스템 전체의 구조적 결함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첫째, 만성적인 교육 예산 정체와 교사 부족난이다. 정부는 그동안 누적된 국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국가부채 이자 지불액(약 745억 유로)이 전체 연간 교육 예산(약 640억 유로)을 넘어서는 기형적인 구조가 형성되었다. 르몽드(LeMonde) 보도에 따르면 올해에만 공교육 정규 교사 4,000명이 줄어들었고, 낮은 처우로 인해 교사 지망자마저 급감해 전국적인 교사 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둘째, 대입 지원 시스템인 '파르쿠르쉽(Parcoursup)'의 불평등 고착화에 대한 불만이다. 고교 성적과 이수 과목에 따라 학생을 수치화·순위화하는 이 시스템은 과도한 경쟁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출신 학군과 학교에 따른 계층 세습을 고착화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발표된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조사에서도 프랑스는 상위 25%와 하위 25% 학생 간 격차가 OECD 평균을 훨씬 웃도는 등 교육 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과잉 진압과 경찰 폭력 논란이다. 시위가 격화되자 경찰의 강경 진압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위 개시 후 현재까지 누적 체포 인원은 6,800명을 넘어섰고, 1,0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랑스 지역에서 15세 고등학생이 경찰 진압 장비에 의해 손을 잃는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졌다.   


▲폭력 사태 심화와 유치장 구금 6,800여 명 

르몽드(Le Monde),르피카로(Le Figaro), 프랑스24(France 24)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며, 이번 사태가 단순히 청소년들의 혈기나 일탈이 아닌 ‘공공서비스 삭감이 불러온 예고된 비극’이라고 지적한다. 사태의 충돌 수위도 심각하다.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시위 발생 이후 유치장에 구금된 인원은 총 6,877명에 달하며, 이 중 86%가 미성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2,376명이 형사 소추 절차를 밟고 있다. 인명 피해 역시 누적되어 학생 200여 명과 경찰·헌병 8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거세지자 '경찰 속의 경찰'로 불리는 국가경찰 감찰관(IGPN)은 경찰의 부적절한 공권력 행사 의혹과 관련해 총 24건의 내사 및 조사에 착수했다.


일간 르몽드는 마크롱 정부의 교육 예산 감축과 교사 정원 축소가 공교육의 질을 어떻게 떨어뜨렸는지 구체적 데이터로 제시하며, 파르쿠르쉽 제도가 청년 세대에게 안겨준 암울한 미래관과 불평등을 깊이 있게 파헤쳤다. 또한 경찰의 과잉 진압 장비(LBD) 사용에 따른 인권 침해 문제를 집중 조명하며 정부의 민주적 통제 부재를 질타했다.


▲정부의 긴급 대책과 향후 전망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세바스티앵 르코르뉘(Sébastien Lecornu) 총리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는 정당하며 정부는 이를 귀담아들어야 한다”며 긴급 진화에 나섰다. 에두아르 제프레(Édouard Geffray) 교육부 장관은 10월 8일(현지 시각) 교육 여건이 특히 열악한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대체 교사 3,000명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시위 진압 시 강경 장비인 충격탄(LBD) 사용을 일시 중단하고, 오는 10월 말까지 학교 시설 보수, 교사 채용 확대, 파르쿠르쉽 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의 3,000명 대체 교사 투입 발표 직후, 봉쇄 상태를 유지하던 학교가 150여 곳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시위 기세는 일단 ‘확연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학생 대표단과 주요 노동조합(CGT 등)은 정부의 발표가 구체적인 재정 확보안이 빠진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근본적인 공교육 예산 증액과 교육 환경 개선안이 명시되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 13일 더 큰 규모의 전국 단체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학생 대표단이 '10대 긴급 요구안(10 mesures d'urgence)'을 공식 발표하고, 전국학교관리자노조(SNPDEN) 등 학교 관리자 단체까지 이들의 문제의식에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세 결집(勢 結集)은 오히려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결국, 재정 적자 압박 속에서 긴축을 유지해야 하는 정부가 10월 말 발표할 대책에 실질적인 예산을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 그리고 고등학생들의 봉기가 유가·물가 상승에 분노하는 노동계의 총파업과 연대할지 여부가 향후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파리광장/ 현경(HK)>

추천0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