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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프랑스, ‘부부 간 의무(devoir conjugal)’ 개념 폐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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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01-27 02:58 조회 35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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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회 법제위원회가 민법(Code civil)에서 이른바 ‘부부 간 의무(devoir conjugal)’ 라는 개념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정당을 초월한 초당적(超黨的) 제안으로, 민법상 혼인 관계에 내재된 의무로 여겨져 온 이 개념을 ‘법체계에서 공식적으로 삭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부부 간 의무’는 민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았지만, 판례를 통해 사실상 성관계 의무로 해석돼 왔으며, 이로 인해 혼인 내 성적 자기결정권을 둘러싼 법적·사회적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이번 입법 논의는 이러한 관행에 제동을 걸고, 혼인 관계에서 개인의 권리와 상호 동의에 기반해 재정립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법적 모호성(flou juridique)’ 해소 목표

‘부부 간 의무’라는 개념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프랑스) 민법에는 여전히 그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규정들이 존재한다. 이에 국회 법제위원회가 지난 1월 21일(현지 시각)부터, 부부 사이에 성적 의무가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민법상의 모든 법적 모호성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해당 법안의 공동 보고자인 녹색당(Les Écologistes)의원 마리-샤를로트 가랭(Marie-Charlotte Garin)과 오리종(Horizons)당 소속의 폴 크리스토프(Paul Christophe) 의원은 “부부 간 성관계를 법적 의무로 해석할 수 있는 민법상의 모든 애매함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두 의원은 혼인 관계에서 부부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 민법 제212조에 ‘동의(consentement)’의 개념을 명시적으로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이 조항은 시청에서 진행되는 혼인 신고식에서 공식적으로 낭독되는 조항으로, 혼인의 기본 원칙을 상징하는 규정이다. 이와 함께 이혼 관련 규정에는 “성관계의 부재나 거부는 유책 이혼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문구를 ‘명문화’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 민법에는 ‘부부 간 의무(devoir conjugal)’라는 표현이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다. 그러나, 민법 제215조에는 “부부는 상호 간에 공동생활을 할 의무를 진다”는 조항이 존재하며, 이 문구가 과거 판례에서 ‘사실상 성관계 의무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고 국회 전문채널 LCP는 지적한다.


성관계 거부로 이혼 인정한 프랑스, 유럽인권재판소(CEDH)로부터 유죄 판결

법안 공동 보고의원들은, 현행 민법 규정이 “역사적으로 불평등한 혼인관’을 반영한 결과” 라며, 특히 혼인 관계에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남성의 기대에 종속돼 온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파기원(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를 근거로, 민법 제215조에 규정된 부부 간 ‘공동생활’이 실제로는 ‘동침의 공동체’, 즉 성관계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법적  해석과 모호성’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사법부는 부부 중 한쪽이 “성적으로 상대를 거부했다”는 이유를 들어 유책 이혼을 인정한 사례들을 판결해 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해, 해당 법안의 제안 이유서에는 현재 130명이 넘는 의원들이 공동 서명한 상태다. 일간지 르 파리지앵(Le Parisien)에 따르면, 법안은 1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된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는 이미 유럽인권재판소(Cour européenne des droits de l’Homme)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약 1년 전, 한 프랑스 여성이 남편과의 성관계 중단을 이유로 전 남편에게 이혼을 당한 사건을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했다. 당시 유럽인권재판소(CEDH)는 판결문에서 “정부가 주장하듯 혼인에 대한 동의가 향후 성관계에 대한 포괄적 동의를 포함한다고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와 같은 해석은 부부 강간의 범죄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혼인 관계에서 성관계를 둘러싼 법적 해석과 사법 판단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나아가 혼인의 개념을 개인의 권리와 상호 동의에 기반해 재정의하려는 논의가 어디까지 확산될지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법안은 혼인 내 성적 자기결정권을 명확히 하려는 유럽 전반의 인권 기준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 한편, 혼인의 공동생활 의무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한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법적 모호성을 해소하고 여성뿐 아니라 남성 배우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평등하게 보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법적 규정만으로 혼인 관계에서의 권력 불균형이나 경제적 의존, 사회·문화적 압력과 같은 현실적 제약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혼인의 공동생활 의무와 성적 자기결정권 간의 균형 문제 역시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 있다. 결국 이번 법안은 법적 보호와 인식 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실제 혼인 내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과 문화적 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경 기자 dongsim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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